여드름

좁쌀, 각질을 밀어도 왜 안 없어지는가

좁쌀은 표면이 아니라 모공 안쪽 벽에서 시작합니다. 하루 네 번 씻어도 좁쌀 개수는 줄지 않았습니다. 근거가 있는 것은 미는 방식이 아니라 녹이는 방식이고, 판단은 석 달에 해야 합니다.

필링젤을 쓰고 각질 패드를 붙이고 스크럽까지 했는데 이마와 볼의 오돌토돌한 좁쌀은 그대로 있습니다.

좁쌀은 표면 각질층이 아니라 모공 안쪽 벽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녹이는 성분에는 근거가 있고, 그마저도 몇 주가 아니라 석 달 단위입니다.

좁쌀은 피부의 어느 층에서 생기나

좁쌀을 의학에서는 면포라고 부릅니다. 여드름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의 피부 조직을 함께 본 연구에서 면포의 벽은 정상 모낭 벽보다 두껍고 분화가 더 진행돼 있었습니다 (Oulès et al., 2020).

여드름 환자 23명의 멀쩡해 보이는 피부에서 접착제로 표면을 떼어내자 미세면포가 나왔습니다 (Fontao et al., 2020).

같은 모공의 단면에 각질 제거가 닿는 곳과 면포가 시작되는 지점을 함께 표시한 도식. 두 자리가 서로 다릅니다. 각질 제거가 닿는 곳 면포 시작 지점 같은 모공의 단면

문질러 미는 각질 제거는 피부 표면만 다룹니다. 세안을 하루 1회, 2회, 4회로 나눠 6주간 비교한 단일맹검 무작위 시험에서도 세 군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Choi et al., 2006). 27명을 세 군으로 나눈 시험이라 군당 아홉 명 남짓이고, 차이가 없었다기보다 차이를 가려낼 만한 규모가 아니었다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드름이 있는 부위를 2주간 접착 밀폐한 실험에서는 붉고 성난 여드름이 규칙적으로 새로 생겼고, 저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던 미세면포가 터진 데서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Mills & Kligman, 1975).

그럼 무엇이 좁쌀을 줄이나

녹이는 방식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살리실릭애씨드 2% 제품과 벤조일퍼옥사이드 5%에 아다팔렌 0.1%를 더한 조합을 얼굴 좌우로 나눠 28일간 비교한 시험에서, 염증이 없는 좁쌀은 각각 43.1%와 42.7% 줄었습니다 (Zheng et al., 2019). 두 값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습니다.

1,617명이 참여한 12주 3상 시험에서 아다팔렌만 쓴 군의 염증이 없는 좁쌀은 46.93% 줄었습니다 (Luan et al., 2024). 아다팔렌 시험에는 가짜 약을 쓴 군이 없고 세 군 모두 약을 발랐으니, 감소 폭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을 때와의 차이가 아닙니다.

살리실릭애씨드 2%를 국내 매대에서 살 수 있나

두고 쓰는 화장품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살리실릭애씨드는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 보존제로 0.5%까지만 들어갈 수 있고, 2%가 허용되는 곳은 인체세정용 제품, 그러니까 씻어내는 제형뿐입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2). 위 시험이 쓴 것은 얼굴 한쪽에 28일간 바른 2% 크림이고, 씻어냈다는 기록은 논문에 없습니다.

살리실릭애씨드 2%에 아연과 LHA를 더한 세정젤을 하루 두 번 30초 문지르고 헹구는 방식으로 84일 쓴 35명에서 염증이 없는 좁쌀이 64.0% 줄었습니다 (Towersey 외, 2023). 다만 대조군이 없고, 얼굴이 아니라 몸통이며, 연구비를 댄 로레알의 직원이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좁쌀이 면포가 아닐 수도 있나

있습니다.

모공각화증은 팔 바깥쪽에 흔하지만 얼굴에도 생깁니다. 환자 20명과 대조군 20명의 조직을 비교한 연구에서, 그 피부는 모공 입구가 막혀 있었고 피지선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으며 털이 제대로 자라 나오지 못했습니다 (Gruber et al., 2015).

편평사마귀도 좁쌀처럼 보입니다. 제모 시술 뒤 편평사마귀가 번진 다섯 명의 사례가 보고돼 있습니다 (Sonthalia et al., 2015). 문지르거나 뽑는 자극을 준 뒤 번졌다는 기록이며, 다섯 명이라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좁쌀이 몇 주를 써도 그대로인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시험에서도 좁쌀이 다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모공 자체가 도드라진다면 넓은 모공과 블랙헤드, 왜 자꾸 생길까를 보시면 됩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것

  • 스크럽과 필링젤을 쓰고 있었다면 2주만 내려놓아 보세요. 면포는 모공 안쪽 벽에서 시작하고 (Oulès et al., 2020), 미는 방식이 닿는 곳은 표면입니다. 2주 뒤 새로 올라오는 개수가 늘지 않으면 그대로 이어 가시면 됩니다.
  • 저녁 세안을 살리실릭애씨드가 든 세정제로 바꾸고, 30초 문지른 뒤 헹궈 주세요. 살리실릭애씨드 2% 제품이 28일 시험에서 염증이 없는 좁쌀을 43.1% 줄인 것이 근거입니다 (Zheng et al., 2019). 12주 뒤 좁쌀 개수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 석 달을 해도 그대로거나 개수가 늘면 피부과에 가 주세요. 면포가 아닌 좁쌀은 각질 관리로 달라지지 않고, 모공각화증은 면포와 생기는 원리가 다릅니다 (Gruber et al., 2015). 국내에서 아다팔렌은 전문의약품이라 진료를 거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각질 제거를 계속하는데 좁쌀이 왜 그대로인가
문질러 미는 방식은 표면을 다루고, 면포는 모공 안쪽 벽에서 시작합니다 (Oulès et al., 2020). 층이 다릅니다. 세안 횟수를 네 배로 늘린 시험에서도 면포가 더 줄지는 않았습니다 (Choi et al., 2006). 다만 군당 아홉 명 남짓이라 차이를 가려낼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좁쌀이 있으면 각질 관리를 아예 하지 말라는 뜻인가
아닙니다. 미는 것과 녹이는 것을 나눠야 합니다. 살리실릭애씨드 2% 제품은 28일 시험에서 염증이 없는 좁쌀을 43.1% 줄였고, 이는 벤조일퍼옥사이드와 아다팔렌 조합의 42.7%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Zheng et al., 2019).
국내에서 살리실릭애씨드 2% 제품을 살 수 있나
두고 쓰는 화장품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국내 기준에서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의 살리실릭애씨드는 0.5%가 상한이고, 2%는 씻어내는 인체세정용 제품에만 허용됩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별표2). 미국은 같은 성분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0.5~2%를 허용합니다 (21 CFR 333.310). 직구 제품과 국내 제품의 농도가 다른 이유입니다.
좁쌀이 없어지려면 얼마나 걸리나
근거가 있는 시험들의 관찰 기간은 4주에서 12주입니다. 12주 시험에서 아다팔렌만 썼을 때 감소 폭은 46.93%였습니다 (Luan et al., 2024). 석 달을 지켜보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필링젤로 밀면 나오는 알갱이가 좁쌀 아닌가
필링젤에서 나오는 알갱이는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에 제품이 뭉친 덩어리입니다. 면포는 모공 안에서 만들어지므로 문질러서 걷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참고 문헌

  1. Oulès B, Philippeos C, Segal JM, Tihy M, Vietri Rudan M, Cujba AM, et al. (2020). "Contribution of GATA6 to homeostasis of the human upper pilosebaceous unit and acne pathogenesis." Nature Communications, 11(1), 5067. (PMID 33082341)
  2. Fontao F, von Engelbrechten MD, Seilaz C, Sorg O, Saurat JH. (2020). "Microcomedones in non-lesional acne prone skin New orientations on comedogenesis and its prevention."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34(2), 357–364. (PMID 31465602)
  3. Choi JM, Lew VK, Kimball AB. (2006). "A single-blinded,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 evaluating the effect of face washing on acne vulgaris." Pediatric Dermatology, 23(5), 421–427. (PMID 17014635)
  4. Mills OH Jr, Kligman A. (1975). "Acne mechanica." Archives of Dermatology, 111(4), 481–483. (PMID 123732)
  5. Zheng Y, Yin S, Xia Y, Chen J, Ye C, Zeng Q, Lai W. (2019). "Efficacy and safety of 2% supramolecular salicylic acid compared with 5% benzoyl peroxide/0.1% adapalene in the acne treatment: a randomized, split-face, open-label, single-center study." Cutaneous and Ocular Toxicology, 38(1), 48–54. (PMID 30173582)
  6. Luan C, Yang W, Yin J, Deng L, Chen B, Liu HW, et al. (2024). "Efficacy and Safety of a Fixed-Dose Combination Gel with Adapalene 0.1% and Clindamycin 1% for the Treatment of Acne Vulgaris (CACTUS): A Randomized, Controlled, Assessor-Blind, Phase III Clinical Trial." Dermatology and Therapy, 14(11), 3097–3112. (PMID 39487326)
  7. Towersey L, Correia P, Fajgenbaum Feiges M, Bagatin E, Miot HA, Talarico S, et al. (2023). "An Open-Label Study of the Efficacy and Tolerability of a Salicylic Acid, Zinc and LHA Cleansing Gel in Truncal Acne." 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 16, 119–123. (DOI 10.2147/CCID.S394123, 로레알 브라질 연구비, 저자 6인 로레알 소속)
  8. U.S. Code of Federal Regulations. 21 CFR 333.310 — Topical acne drug products, active ingredients.
  9. Gruber R, Sugarman JL, Crumrine D, Hupe M, Mauro TM, Mauldin EA, et al. (2015). "Sebaceous Gland, Hair Shaft, and Epidermal Barrier Abnormalities in Keratosis Pilaris with and without Filaggrin Deficiency." The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 185(4), 1012–1021. (PMID 25660180)
  10. Sonthalia S, Arora R, Sarkar R. (2015). "Cosmetic Warts: Pseudo-Koebnerization of Warts after Cosmetic Procedures for Hair Removal." The Journal of Clinical and Aesthetic Dermatology, 8(7), 52–56. (PMID 26203322)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Naeun Kim

Naeun Kim

Founder · MFDS-Certified Cosmetics Formulator

피부 트러블을 이겨내려다 성분을 잘못 골라 피부를 망친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회복의 과정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장벽 회복을 중심에 둔 포뮬러를 직접 조제하고 설계합니다. 없는 것을 채워 다른 피부로 만들기보다, 당신만의 최적점에서 본래의 기능을 깨우는 한 병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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