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공·피부결

블랙헤드가 잘 안 빠지는데, 오일 클렌징 해야 할까

'기름은 기름으로 지운다'는 말처럼 오일·밤 클렌징은 피지와 선크림을 폼보다 잘 녹여냅니다. 다만 블랙헤드는 때가 아니라 모공에 자리 잡은 덩어리라 녹여 빼기 어렵습니다. 오일 클렌징이 하는 일과 못 하는 일, 그리고 블랙헤드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피지는 기름에 잘 녹습니다. 그래서 오일·밤 클렌징이 하루 동안 쌓인 피지와 선크림, 유분 메이크업을 폼 세안보다 부드럽게 녹여내는 건 맞습니다. 물로만 헹구면 선크림이 절반 넘게 남고, 워터프루프 제형은 폼으로 씻어도 3분의 1가량 남지만 오일 클렌징은 거의 남기지 않았습니다. 일반 선크림이라면 폼과 오일의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Chen et al., 2020). 다만 블랙헤드는 '때'가 아니라 모공에 자리 잡은 피지와 각질 덩어리라, 오일로 '녹여 빼내는' 것이 아닙니다. 매끈해지는 느낌은 보통 표면 피지와 피지 필라멘트가 잠깐 빠진 것이고, 모공은 원래 다시 채워집니다.

기름은 기름으로 지운다는 말, 광고에서 자주 듣습니다. 절반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절반이 어디까지인지 알면, 클렌징밤을 몇 통씩 비우며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기름은 기름으로, 어디까지 맞을까

맞습니다. 피지도 선크림도 유분 메이크업도 대부분 기름에 녹는 성질이라, 같은 기름 성분이 이들을 잘 풀어냅니다. 실제로 20명을 대상으로 세안 방법을 비교한 연구가 있습니다. 물로만 헹구면 선크림이 절반 넘게 남았습니다. 다만 결과는 어떤 선크림이냐에 따라 갈렸습니다. 일반 선크림에서는 폼 세안이 15.6%, 오일 클렌징이 13.4%를 남겨 차이가 거의 없었고, 워터프루프 선크림에서만 폼 36.8%, 오일 5.8%로 벌어졌습니다. 세안 뒤 피부가 건조하다고 답한 사람은 폼 세안에서 20명 중 8명, 오일 클렌징에서 1명이었습니다 (Chen et al., 2020). 오일 클렌징이 꼭 필요한 자리는 워터프루프 선크림과 유분 메이크업입니다. 선크림을 발랐다고 늘 그렇지는 않습니다.

블랙헤드는 오일 클렌징으로 빠질까

여기서부터 나머지 절반입니다. 블랙헤드는 모공에 피지와 각질이 막힌 개방면포입니다. 검은색은 때가 묻어서가 아니라 그 덩어리 자체의 색인데, 무엇이 그 색을 내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짜낸 면포를 직접 들여다본 연구에서는 주된 색소가 멜라닌이었고 (Blair & Lewis, 1970), 십여 년 뒤 전자현미경으로 본 연구에서는 멜라닌 알갱이가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 (Zelickson & Mottaz, 1983). 흔히 '피지가 산화돼서'라고들 하지만, 그렇게 보고한 연구는 찾기 어렵습니다. 색이 무엇이든, 기름으로 표면을 아무리 녹여도 모공 속에 자리 잡은 덩어리까지 통째로 빠지지는 않습니다. 블랙헤드가 왜 자꾸 생기는지는 넓은 모공과 블랙헤드에서 더 다룹니다. 오일 클렌징은 하루치 기름을 걷어내는 세안이지, 블랙헤드를 녹여 없애는 관리가 아닙니다.

오일 클렌징하면 왜 코가 매끈해질까

그래도 오일 클렌징 뒤엔 요철이 정리되고 코가 매끈해지는 느낌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느낌은 진짜입니다. 다만 대부분은 표면 피지와 '피지 필라멘트'가 잠깐 빠진 것입니다. 피지 필라멘트는 코 옆에 오돌토돌 보이는 작은 점들로, 모공이 피지를 내보내는 정상적인 구조입니다.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고, 짜내거나 씻어내도 보통 한 달 안에 다시 채워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끈함은 잠깐 비워진 상태이지, 모공이 없어진 게 아닙니다.

세게 씻을수록 왜 더 기름질까

문제는 그 매끈함을 좇다 세기를 올릴 때입니다. 뜨거운 물, 하루 두세 번의 오일 세안, 오래 문지르는 마사지, 짜기와 코팩. 이렇게 무리하게 씻으면 장벽이 깎이고, 피부는 마른 것을 보상하려 피지를 더 냅니다. 겉은 벗겨졌는데 속은 더 기름진 상태가 됩니다. 세정이 왜 오히려 피지를 늘리는지는 피지가 많은 진짜 이유에서 더 다룹니다. 덜어내는 세안과 파내는 세안은 다릅니다.

그래서, 덜어내되 강하게 파내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오일·밤 클렌징은 좋은 '첫 세안'입니다. 하루치 피지와 선크림을 부드럽게 녹여내고, 강한 폼으로 박박 씻는 것보다 장벽에 부담이 적습니다. 여기까지가 오일이 잘하는 일입니다. 그다음 모공 속 블랙헤드는 짜거나 뜯는 대신, BHA(살리실산) 같은 저자극 각질 성분을 낮은 농도로 가끔 써서 천천히 비웁니다. 단계를 몇 개까지 둘지는 스킨케어에 필요한 단계 수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피부에는 이미 제 피지를 내보내고 다스릴 힘이 있고, 우리가 할 일은 그 길을 막지 않고 덜어내는 것입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것

  • 워터프루프 선크림이나 유분 메이크업을 한 날 밤에만 오일이나 밤으로 먼저 녹이고, 자극이 적은 폼으로 마무리해 보세요.
  • 아침이나 선크림을 안 바른 날은 굳이 이중세안하지 않아도 됩니다.
  • 오일 클렌징은 밤에 미지근한 물에 한 번으로. 뜨거운 물과 긴 마사지는 피해 주세요.
  • 블랙헤드는 짜지 말고, 코팩 대신 저농도 BHA를 가끔 써서 천천히 비워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오일 클렌징만 하면 되나요, 이중세안은 꼭 해야 하나요?
워터프루프 선크림이나 유분 메이크업을 한 날 밤이면 오일·밤으로 먼저 녹이고 약산성 폼으로 마무리하는 이중세안이 도움이 됩니다. 아침이나 아무것도 안 바른 날까지 매번 두 번 씻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일 클렌징하면 오히려 좁쌀이 나요.
안 맞는 오일이거나, 유화가 덜 돼 잔여물이 남으면 그럴 수 있습니다. 물과 잘 섞어 충분히 헹구고, 그래도 올라오면 제형을 바꿔 살펴보세요.
블랙헤드를 빨리 없애려면요?
빨리 짜낼수록 모공 벽이 상해 더 커지고 자국이 남습니다. 저농도 BHA를 가끔 쓰며 자극을 줄이면, 느려 보여도 결국 더 빨리 없어집니다.
지성인데 오일 클렌징이 맞나요?
지성일수록 하루치 피지와 선크림이 많아 오일 첫 세안이 잘 맞습니다. 다만 헹군 뒤 보습으로 장벽을 채워 피지 반동을 줄여 주세요.

참고 문헌

  1. Chen W, He M, Xie L, Li L. (2020). "The optimal cleansing method for the removal of sunscreen: Water, cleanser or cleansing oil?"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19(1), 180–184. (PMID 31157512)
  2. Blair C, Lewis CA. (1970). "The pigment of comedones."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82(6), 572–583.
  3. Zelickson AS, Mottaz JH. (1983). "Pigmentation of Open Comedones: An Ultrastructural Study." Archives of Dermatology, 119(7), 567–569. (PMID 6222702)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Naeun Kim

Naeun Kim

Founder · MFDS-Certified Cosmetics Formulator

피부 트러블을 이겨내려다 성분을 잘못 골라 피부를 망친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회복의 과정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장벽 회복을 중심에 둔 포뮬러를 직접 조제하고 설계합니다. 없는 것을 채워 다른 피부로 만들기보다, 당신만의 최적점에서 본래의 기능을 깨우는 한 병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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