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공·피부결

모공 크기, 줄일 수 있나

모공 크기는 사람마다 일곱 배 넘게 차이 납니다. 세정제를 20분 올려 두면 모공 측정값이 약 71% 줄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공 축소'로 읽히는 값은 보통 모공 벽이 아니라 모공 안 내용물의 변화입니다.

모공 크기는 상당 부분 타고나고, 화장품으로 영구히 줄인다는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기기로 재면 줄어든 것처럼 나올 때가 있습니다. 세정제를 20분간 올려 둔 시험에서 그랬습니다. 줄어든 것은 모공이 아니라 그 안에 든 것이었습니다. 그 간극이 왜 생기는지 먼저 보겠습니다.

모공 크기는 무엇이 정하나

다섯 나라 여성 2,585명의 얼굴을 같은 방식으로 측정한 연구에서, 평균 모공 면적은 중국인 참가자 0.05mm²부터 브라질인 참가자 0.37mm²까지 일곱 배 넘게 벌어졌습니다(Flament 외, 2015). 모공 크기를 가른 가장 큰 변수는 타고난 조건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연구에서 인도인 참가자는 피지량이 가장 낮았는데 모공은 크고 많았습니다.

피지 분비량도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인 60명을 측정한 연구에서 피지량과 모공 크기는 약한 편에서 중간 정도의 관련을 보였습니다(상관계수 남성 0.47, 여성 0.38; Roh 외, 2006). 피지가 모공 크기의 한 요인인 것은 맞지만, 유일한 요인은 아닙니다.

모공 크기는 나이가 들수록 계속 커지나

계속 커지지는 않습니다. 중국인 100만 명의 얼굴 사진을 분석한 연구에서 모공크기는 22세부터 올라가다 40대에 들어서며 정체되었습니다(Zhou 외, 2024). 여성에서는 27세부터 한동안 모공 크기가 낮아지는 구간도 나타났습니다.

막힌 모공과 장벽의 관계는 넓은 모공과 블랙헤드, 왜 자꾸 생길까에서, 피지량이 무엇으로 정해지는지는 지성인데 속은 건조한 이유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양을 무엇으로 재는지는 TEWL에서 이어집니다.

모공 크기 측정값이 줄었다는 건 무슨 뜻인가

코의 모공을 3차원으로 측정한 연구에서, 세정제를 얼굴에 20분간 올려 둔 뒤 측정한 모공 값이 71.43% 줄었습니다(Lee 외, 2015). 20분은 제품을 피부에 올려 둔 시간이지, 씻어낸 뒤 기다린 시간이 아닙니다. 참고로 시험한 세정제를 만든 회사 소속 저자가 참여한 연구입니다.

세정제를 20분 올려 뒀다고 모공이 실제로 작아졌을 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기가 읽은 값은 모공 자체가 아니라 그 순간의 표면 상태였다는 뜻이 됩니다. 모공 벽은 그대로 두고 그 안에 차 있던 것만 달라졌습니다.

식약처 실증 시험방법 안내서에서 모공에 관해 실증할 수 있는 항목의 이름은 「모공 크기 등의 일시적 축소」입니다. '일시적'이라는 표현이 그 안에 있습니다. 모공 벽의 구조를 보는 항목은 시험법에 없습니다.

같은 모공을 세정 전과 세정 후 20분에 나란히 그린 단면. 모공 안 내용물(피지, 각질)만 비워졌고 모공 벽은 그대로이며, 모공 측정값은 −71.43%입니다. 세정 전 모공 안 내용물 피지, 각질 세정 후 20분 내용물만 비워짐 모공 측정값 −71.43% 모공 벽 그대로

모공 크기를 실제로 재 본 성분이 있나

흔히 모공에 좋다고 알려진 성분들의 연구 근거는 생각보다 얇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나 살리실릭애씨드가 모공 크기를 줄인다는 주장을 확인하려 했지만, 모공 크기를 측정한 시험은 찾지 못했습니다. 코팩이나 피지 짜내기를 다룬 1차 연구도 찾지 못했고, 널리 인용되는 0.3%·0.5% 레티놀 비교 시험도 모공 크기 측정은 없었습니다 (Zasada 외, 2020).

한 연구가 있는데, 대조군은 없습니다. 레틴알 0.1% 농축액을 보습제에 섞어 6주간 쓴 27명에서 기기로 잰 모공 가시도가 24% 낮아졌습니다 (Åkerström 외, 2025). 대조군을 두지 않은 전후 비교이고, 저자 세 사람이 그 제품을 만든 회사의 직원이며 그중 두 사람은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6주 뒤에 줄어든 것이 모공 자체인지, 그날 모공 안이 덜 차 있었던 것인지는 이 설계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쓰던 제품을 멈춘 뒤 다시 측정한 연구도 찾지 못했습니다.

정리하면, 모공의 크기보다 모공의 상태입니다

'모공 축소'라고 적힌 결과는 보통 모공 벽이 아니라 모공 안 내용물의 변화입니다. 효과가 없다고 밝혀진 것이 아니라 확인된 적이 없다는 뜻이니, 어느 쪽이든 광고 문구보다는 기대를 낮게 잡으셔야 합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것

  • 전성분에서 레틴알을 찾아보세요. 모공을 측정 종점으로 삼은 자료가 있는 성분은 지금 이 하나입니다(대조군 없는 6주 시험). 그 시험이 잰 24%는 기기로 읽은 값이라 거울에서 그대로 보이는 차이가 아닙니다. 6주 뒤 같은 조명·같은 거리에서 봐서 변화가 없으면 다른 방법을 보셔도 됩니다.
  • 모공 크기 비교는 같은 생리적 주기에서 하세요. 배란기에 모공 크기가 유의하게 커진 자료가 있습니다(Roh 외, 2006). 한 주기 뒤 같은 시점에 다시 보시고, 주기만 달랐다면 제품의 효과로 읽지 마세요.
  • 그날의 유분과 각질은 그날 안에 덜어내고, 주변 피부는 건드리지 마세요. 물리적으로 밀거나 뜯어낸 자리는 붉어지면서 그림자를 더 만들고, 모공은 그림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코팩이나 짜내기를 다룬 1차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근거 없음, 다만 해가 없는 방식입니다). 그날 저녁에 덜어낸 자리가 붉어지거나 당긴다면 그건 자극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모공이 한번 넓어지면 되돌릴 수 없나요?
되돌릴 수 있다는 근거도, 없다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치료를 멈춘 뒤 다시 측정한 연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확인된 것은 나이에 따른 변화가 40대에 정체된다는 정도입니다(Zhou 외, 2024).
코팩을 하면 모공이 늘어나나요?
그렇다는 1차 연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없습니다. 떼어 낼 때 각질층이 함께 뜯긴다는 이야기도 같은 수준에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떼어 낸 자리가 붉어지거나 당긴다면 그건 피부 자극이므로 유의해주세요.
모공이 유난히 잘 보이는 부위가 따로 있나요?
코와 이마에서 더 뚜렷합니다. 29명의 평균으로 이마 피지량이 볼의 약 2.5배로 측정된 보고가 있습니다(Mukherjee 외, 2016). 집단 평균이므로 내 얼굴의 비율이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참고 문헌

  1.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2024).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시험방법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 안내서-0353-03) 제11장 '모공 크기 등의 일시적 축소'.
  2. Flament, F., François, G., Qiu, H., Ye, C., Hanaya, T., Batisse, D., Cointereau-Chardon, S., Seixas, M. D. G., Dal Belo, S. E., & Bazin, R. (2015). "Facial skin pores: a multiethnic study." 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 8, 85–93.
  3. Roh, M., Han, M., Kim, D., & Chung, K. (2006). "Sebum output as a factor contributing to the size of facial pores."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55(5), 890–894.
  4. Zhou, H., Xie, H., Wu, L., Song, J., Ma, Z., Zeng, D., Wang, X., Shi, S., Qu, Y., Luo, Y., Meng, X., Niu, Y., Kan, H., Cao, J., & Pernodet, N. (2024). "An artificial intelligence powered study of enlarged facial pore prevalence on one million Chinese from different age groups and its correlation with environmental factors." Skin Research and Technology, 30(9), e70025.
  5. Lee, B. M., An, S., Kim, S. Y., Han, H. J., Jeong, Y. J., Lee, K. R., Roh, N. K., Ahn, K. J., An, I. S., & Cha, H. J. (2015). "Topical application of a cleanser containing extracts of Diospyros kaki folium, Polygonum cuspidatum and Castanea crenata var. dulcis reduces skin oil content and pore size in human skin." Biomedical Reports, 3(3), 343–346.
  6. Åkerström, U., Gaudicheau, C., Locret, B., & Gillbro, J. M. (2025). "Efficacy and Safety of a Novel Anhydrous 0.1% Retinal-Based Concentrate with Hydrophilic Actives for Photoaged Skin: A Six-Week Prospective Study." Cosmetics, 12(6), 235. (대조군 없음, n=27. 저자 3인 Skinome Research AB 직원, 2인 지분 보유)
  7. Zasada, M., Budzisz, E., & Erkiert-Polguj, A. (2020). "A Clinical Anti-Ageing Comparative Study of 0.3 and 0.5% Retinol Serums." Skin Pharmacology and Physiology, 33(2), 102–116. (모공은 종점에 포함되지 않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Naeun Kim

Naeun Kim

Founder · MFDS-Certified Cosmetics Formulator

피부 트러블을 이겨내려다 성분을 잘못 골라 피부를 망친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회복의 과정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장벽 회복을 중심에 둔 포뮬러를 직접 조제하고 설계합니다. 없는 것을 채워 다른 피부로 만들기보다, 당신만의 최적점에서 본래의 기능을 깨우는 한 병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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