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기, 왜 사라졌다가 다시 올라올까
붉은기는 몇 시간이면 가라앉지만 장벽 손상은 이틀에서 닷새 뒤에 정점을 찍습니다.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는 시점이 왜 회복이 아닌지 정리했습니다.

붉은기가 사라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것은, 눈에 보이는 붉은기가 그 아래 장벽보다 먼저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붉은기가 가라앉아도 며칠은 덜어낸 루틴을 유지해 주세요. 장벽 손상은 자극을 멈추고 며칠 뒤에 가장 커지기 때문에, 이때 다시 자극을 주면 손상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얼굴의 붉은기는 왜 그렇게 빨리 가라앉을까
얼굴의 붉은기는 색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붉은기는 피부 얕은 곳의 넓어진 혈관 속 헤모글로빈입니다. 혈관은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되풀이합니다. 혈관을 넓히는 물질을 바르자, 이마는 팔뚝·종아리보다 붉기가 먼저 최대에 이르렀고 가장 빠르게 내려왔습니다 (Jacobi 외, 2006). 붉은기가 빨리 가라앉았다고 그 아래 장벽도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는데 왜 다시 붉은기가 올라올까
계면활성제에 한 번 닿은 피부는 수분 손실이 그날 바로 가장 커지지 않았습니다. 사람에 따라 이틀째에서 닷새째 사이에 가장 컸습니다 (Tupker 외, 1990).
피부 장벽은 자극을 멈추고 며칠 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는 시기에 가장 약합니다. 이때 활성 성분을 다시 쓰면, 두 번째 자극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장벽에 그대로 더해집니다.
피부 장벽 회복에는 실제로 며칠이 필요할까
며칠이 필요합니다. 장벽을 손상시킨 뒤 표면 pH는 96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마처럼 지질이 많은 부위가 오히려 손상에 가장 약했습니다 (Fluhr 외, 2002).
장벽 회복을 기다리지 않으면 자극이 더 심해집니다. 두 가지 자극을 번갈아 받은 피부는 하나만 받았을 때보다 각질층 수분이 더 많이 떨어졌고, 자극과 붉어짐도 더 심했습니다 (Schliemann 외, 2014). 장벽이 회복되기 전에 자극이 이어지면, 자극이 쌓여 더 심해집니다.
장벽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궁금하시다면 「피부장벽 회복, 몇 주나 걸릴까」 글을 봐 주세요. 피부가 왜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뭘 발라도 따갑고 붉어지는 피부, 왜 그럴까」 글에서 알아보세요.
반복되는 붉은기가 혹시 주사일까
얼굴 가운데 붉은기가 빠지지 않고 주기적으로 심해지거나, 주로 코의 피부가 두꺼워진다면 주사(rosacea)로 진단합니다. 화끈거림, 일시적인 붉어짐, 붉은 뾰루지나 고름이 찬 뾰루지, 늘어난 혈관, 눈 증상은 주요 증상이지만 하나만으로는 진단이 되지 않습니다 (Tan 외, 2017).
얼굴 가운데 붉은기가 아예 빠지지 않으면서 물결처럼 심해진다면, 제품을 바꾸지 말고 피부과 진료를 받아 주세요. 사이사이 완전히 가라앉는 붉은기라면 장벽이 회복될 시간을 주세요.
정리하면, 가라앉아 보여도 며칠은 더 기다려 주세요
보이는 붉은기는 장벽보다 먼저 가라앉습니다.
붉은기가 가라앉아도 며칠은 덜어낸 루틴을 유지한 뒤, 활성 성분을 하나씩 되돌려 주세요.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 며칠이 장벽에는 가장 약한 며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것
- 붉은기가 가라앉아도 일주일은 순한 세안과 보습, 자외선 차단만 이어 가 주세요. 자극 뒤 수분 손실이 이틀째에서 닷새째 사이에 가장 컸기 때문입니다(Tupker 외, 1990). 그리고 세안 뒤 따가움이 줄었는지 봐 주세요. 혹시 일주일이 지나도 붉은기가 빠지지 않는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 주세요.
- 활성 성분은 며칠 간격으로 하나씩 되돌려 주세요. 보통 하나를 되돌리고 사흘을 지켜봅니다. 사흘 안에 붉은기가 올라온다면 그 성분부터 멈춰 주세요. 혹시 성분을 바꿔도 붉어짐이 반복된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 주세요.
- 얼굴 가운데의 붉은기가 없어지지 않거나 코 쪽 피부가 두꺼워지고 있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참고 문헌
- Jacobi U, Kaiser M, Sterry W, Lademann J. (2006). "Kinetics of blood flow after topical application of benzyl nicotinate on different anatomic sites." Archives of Dermatological Research, 298(6), 291–300.
- Tupker RA, Pinnagoda J, Nater JP. (1990). "The transient and cumulative effect of sodium lauryl sulphate on the epidermal barrier assessed by transepidermal water loss: inter-individual variation." Acta Dermato-Venereologica, 70(1), 1–5.
- Fluhr JW, et al. (2002). "Impact of anatomical location on barrier recovery, surface pH and stratum corneum hydration after acute barrier disruption."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46(5), 770–776.
- Schliemann S, Schmidt C, Elsner P. (2014). "Tandem Repeated Application of Organic Solvents and Sodium Lauryl Sulphate Enhances Cumulative Skin Irritation." Skin Pharmacology and Physiology, 27(3), 158–163.
- Tan J, et al. (2017). "Updating the diagnosis, classification and assessment of rosacea: recommendations from the global ROSacea COnsensus (ROSCO) panel."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76(2), 431–4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