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루틴

선크림, 얼마나 발라야 충분한가

병에 적힌 SPF는 1cm²당 2mg을 바른 조건에서 측정한 값입니다. 실제 사용량을 잰 연구에서는 기준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발라야 하는지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선크림을 발랐는데도 타는 이유는 제품이 약해서가 아니라 양이 적어서일 때가 많습니다. 병에 적힌 SPF는 피부 1cm²당 2mg을 바른 상태에서 측정한 값인데, 실제 사용량을 잰 연구에서는 기준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 다음에 바꿀 것은 SPF 숫자가 아니라, 지금 쓰는 선크림을 바르는 양일 수 있습니다.

선크림 SPF 숫자는 어떻게 정해지나

SPF는 실험실에서 정해집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자외선 차단제 표시 규정에서 시험 도포량을 정해 두었습니다. 시험 제품과 표준 제품 모두 1cm²당 2mg을 바른 뒤 측정한다는 조항입니다(21 CFR 201.327). 국제 표준 시험법도 같은 밀도를 씁니다.

그러니까 SPF 50이라는 표시는 "이 제품은 50배 막아 준다"가 아니라, "1cm²당 2mg을 바르면 50배가 나왔다"는 조건부 기록입니다. 조건이 달라지면 숫자도 그대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도포량을 1cm²당 밀리그램 축에 표시한 그래프. 실제 1회 도포량은 0.60mg, 두 번 겹쳐 바르면 1.10mg, SPF 시험 기준은 2.00mg입니다. 1회 도포 0.60 두 번 겹쳐 1.10 시험 기준 2.00 0 mg/cm²

선크림 실제 도포량은 얼마나 되나

덴마크 연구진이 자원자 31명에게 평소처럼 선크림을 바르게 하고 실제 양을 쟀습니다. 1회 도포량은 바를 수 있는 면적 전체를 기준으로 중앙값 1cm²당 0.60mg이었습니다(Heerfordt 외, 2018). 실제 도포량은 시험 기준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휴양지에서 일주일 동안 관찰한 다른 연구에서도 선크림 도포량은 평균 0.79mg에 그쳤습니다(Petersen 외, 2013). 두 연구 모두 같은 연구진에서 나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기준량을 채웠다는 보고는 찾지 못했습니다.

선크림을 빠뜨린 자리는 더 두드러졌습니다. 한 번 바르고 나면 바를 수 있는 몸 표면의 중앙값 20%가 아예 도포되지 않은 채 남았습니다(Heerfordt 외, 2018). 이 연구가 잰 것은 얼굴이 아니라 몸 전체입니다.

선크림을 적게 바르면 얼마나 손해인지 알 수 있나

선크림 도포량을 달리한 두 집단을 비교한 연구가 있습니다. 테네리페에서 진행한 시험에서 평소대로 각자의 선크림을 쓴 22명은 휴가 내내 매일 홍반이 생겼고 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 지표도 올랐습니다. 반면 SPF 15를 1cm²당 2mg으로 바르도록 안내받은 40명은 홍반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Narbutt 외, 2019). 두 집단이 쬔 누적 자외선 양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았습니다(P=0.08). 다만 야외에 머문 시간은 달랐습니다. 평소대로 쓴 쪽이 하루 한 시간쯤 더 밖에 있었고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P=0.02). 그러니 선크림을 바른 양 하나만 두 집단을 갈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시험에 쓴 선크림은 유통사가 직접 배합해 제공했고 저자 두 사람이 그 회사 직원입니다.

그럼 선크림은 얼마나 발라야 하나

흔히 쓰는 손가락 두 마디 규칙의 뿌리는 2002년 영국의학저널 독자란에 실린 짧은 제안입니다(Taylor & Diffey, 2002). 그 글은 SPF가 1cm²당 2mg에서 측정된다는 것과 실제 사용량이 0.5~1.5mg에 그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간단한 용량 안내를 제안했습니다. 그 뒤로 손가락 규칙이 실제로 2mg을 만들어 내는지 확인한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손가락 규칙은 편리한 눈대중이지 측정값이 아닙니다.

대신 근거가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선크림을 바른 뒤 곧바로 한 번 더 바르면 됩니다. 같은 연구에서 두 번 연속 도포하자 도포량은 0.60에서 1.10mg으로 늘었고, 빠뜨린 면적은 20%에서 9%로 줄었습니다(Heerfordt 외, 2018). 선크림을 새로 사지 않고도 부족한 양과 빈자리를 함께 채우는 방법입니다. 두 번 겹쳐도 시험 기준 2mg에는 아직 못 미칩니다. 그래도 한 번에서 두 번으로 가는 구간이 지금 가장 크게 벌릴 수 있는 차이입니다.

덧바르는 간격에 대해서는 근거가 얇습니다. "두 시간마다"라는 조언의 출처는 임상시험이 아니라 수학 모델이고, 그 모델조차 두 시간보다 외출 직후에 한 번 더 바르는 편이 낫다고 계산했습니다(Diffey, 2001). 선크림은 시간표를 지키는 일보다 처음에 충분히 바르는 일이 먼저입니다.

정리하면, 선크림은 더 센 숫자보다 더 넉넉한 양입니다

테네리페 시험에서 홍반을 막아 낸 제품은 SPF 15였습니다. 선크림 기준량을 채웠을 때의 이야기입니다(Narbutt 외, 2019). SPF 숫자를 올리는 일은 쉽고 선크림 양을 채우는 일은 번거로운데, 연구는 번거로운 쪽을 가리킵니다. 자외선 차단을 언제부터 챙겨야 하는지는 안티에이징, 20대부터 시작해야 할까에서 다룹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것

  • 아침에 선크림을 바른 뒤, 곧바로 얼굴 전체에 한 번 더 얇게 겹쳐 발라 보세요. 근거가 된 연구도 연속 도포였습니다. 실제 1회 도포량은 중앙값 0.60mg/cm²로 시험 기준 2.00mg의 3분의 1이었습니다(Heerfordt 외, 2018). 두 번 겹치면 1.10mg입니다. 기준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한 번보다는 낫습니다.
  • 두 번째 바를 때는 코 옆, 눈 밑, 귀 앞, 목 앞쪽처럼 손이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자리부터 시작해 보세요. 저녁에 그 자리들만 유독 붉은지 확인해 보세요. 한 자리만 타 있으면 두 번째 도포가 거기서 빠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SPF 50이면 얇게 발라도 괜찮지 않나요?
SPF 표시는 1cm²당 2mg을 바른 조건에서 나온 값입니다(21 CFR 201.327). 선크림을 얇게 바르면 그 조건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얇게 발랐을 때 차단력이 정확히 얼마나 떨어지는지는 연구마다 결론이 달라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 겹쳐 바르면 답답하지 않나요?
한 번에 두께를 두 배로 올리는 것보다 얇게 두 번 나눠 바르는 편이 뭉침이 덜합니다. 근거가 된 연구는 곧바로 이어 바른 조건이었으니, 첫 겹이 밀리지 않는 선에서 바로 이어 올리시면 됩니다.

참고 문헌

  1.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21 CFR §201.327 "Over-the-counter sunscreen drug products; required labeling based on effectiveness testing," (i)(4)(iii).
  2. Heerfordt, I. M., Torsnes, L. R., Philipsen, P. A., & Wulf, H. C. (2018). "Sunscreen use optimized by two consecutive applications." PLOS ONE, 13(3), e0193916.
  3. Petersen, B., Datta, P., Philipsen, P. A., & Wulf, H. C. (2013). "Sunscreen use and failures — on site observations on a sun-holiday." Photochemical & Photobiological Sciences, 12(1), 190–196.
  4. Taylor, S., & Diffey, B. (2002). "Simple dosage guide for suncreams will help users." BMJ, 324(7352), 1526. (독자 투고, PMID 12077052)
  5. Narbutt, J., Philipsen, P. A., Harrison, G. I., et al. (2019). "Sunscreen applied at ≥ 2 mg cm−2 during a sunny holiday prevents erythema, a biomarker of ultraviolet radiation-induced DNA damage and suppression of acquired immunity."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80(3), 604–614.
  6. Diffey, B. L. (2001). "When should sunscreen be reapplied?"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45(6), 882–885.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Naeun Kim

Naeun Kim

Founder · MFDS-Certified Cosmetics Formulator

피부 트러블을 이겨내려다 성분을 잘못 골라 피부를 망친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회복의 과정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장벽 회복을 중심에 둔 포뮬러를 직접 조제하고 설계합니다. 없는 것을 채워 다른 피부로 만들기보다, 당신만의 최적점에서 본래의 기능을 깨우는 한 병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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